연전연패
소개
이 책은 안도 다다오가 회사를 차리고 콤페(현상)을 나가게 되면서 책의 제목처럼 계속해서 떨어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다양한 콤페에 참가했고 그에 따른 다양한 주제와 포인트를 가지고 진행하였으며 떨어지고 나서 들게되는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서론
서론은 다다오가 어떻게 건축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 자신의 일상과 현실을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서론을 시작하게 된다. 작업을 하기 전에 대상지는 직접 가봐야 한다고 한다. 힘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현장에 건축의 본질이 있다고 생각하여 무슨 일이 있어도 직접간다고 했다. 그리고 더 좋은 건축을 위해 수정과 변경, 관계자와 대화는 계속해서 이루어지면서 결과물을 향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본근대건축의 흐름(메타볼리즘과 전후모더니즘)과 일본에서 콤페를 도입하게 된 것을 말해준다.
건축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기술이 발전하고 CAD의 도입을 피할 수 없었고 캐드를 사용하면서 도면이 깔끔해지고 샤로운 데이터들을 축적해나가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으로는 건축이 기성 데이터의 취사선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건축에서는 지표만으로 잴 수 없는 것(환경공학적인 측면 같은것)이 있고 단순 기능의 집적이 아니기 때문에 어긋남이야말로 건축 고유의 특징이 있다. 현상설계를 경험하면서 실제로 일을 하면서 캐드에서 취사선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계획적으로 똑같은 문제에 대해 똑같은 풀이가 나올 수 있지만 취사선택이 가능함으로써 '좀 더 생각해보지 않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미 답이 있는 거로 또 생각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면서 뭔가 답답함이 들 때가 있어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건축은 싸움이다
콤페의 역사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루브르 궁의 계획이지만 경쟁에 의해 선정되고 실시된 예는 아크로폴리스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콤페가 아직 인정받지 못한 건축가들이 재능과 실력을 발휘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고 오토 바그너, 발터 그로피우스 등도 콤페를 통해 등장했습니다. 르 꼬르뷔지에는 1920년대 발표된 새로운 근대건축운동에서 리더격으로 콤페를 통해 시작을 알리게 되는 것처럼 콤페는 시대문제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실마리로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건축이란 것이 그렇듯이 콤페에서 당선되더라도 현실에 의해 그 이상과 멀어지기도 합니다. 건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게 되고, 정치경제와 관련을 맺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입주민, 건축하지 않는 사람, 공무원, 정치적 관게 등 여러 관계가 얽히면서 당선이 되다보니 여러가지 이유로 선구적인 제안을 뽑지 못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다오는 콤페를 위한 건축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먼저 목적이나 기능 등의 설계조건이나 부지의 분석이라는 조건을 정리하고 시각화한 다이어그램 작성한다는 객관적인 작업에서 시작합니다. 다다오는 이런 주어진 조건들을 활용하기 이전에 의심해봐야한다고 합니다. 창조의 출발점에서는 비판정신이 발동되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조건을 의심해보고 스스로의 정의를 포장해야하고 프로그램이 이상하다면 일탈해서라도 다시 세워야한다고 하지만 그럴 경우 대부분 탈락할 것입니다. 사무소의 경영 상태도 생각을 해야하기 때문에 마냥 좋은 것만을 제안 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단순히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고 지기만 해서는 일 자체를 계속 할 수 없기에 이상과 현실의 균형를 유지한 일종의 도박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건축을 한다면 이 딜레마에서 계속 시달릴 것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신구를 충돌시키다 - 도시 · 건축의 보존과 재생
기존 건물의 보존과 재생에 관한 주제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면서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후화가 심할수도 있고 기능적으로 현재의 상황과 맞지 않을수도 있으며 보존 자체도 여의치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현대에 맞게 살려나가는 것이 '재생'입니다. 무엇보다도 사용하는 사람을 고려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오래된 것을 어떻게 남기고 살려나가는가는 건축과 도시를 생각 할 때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할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법률적으로 정비되어 있어 우리가 알만한 유명한 건물들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등 몇몇 나라는 최근에 와서야 환경문제, 경제 저성장, 역사보존 등을 다양한 이유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도시의 건설과 파괴의 반복에 제동을 거는 것은 현재의 환경문제를 생각하는데있어 굉장히 효과적일 것입니다. 건축분야가 지구전체의 환경문제의 70-80%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건축에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라고 한다면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양질의 건물을 만드는 것일 것입니다. 이 단순하고 어려운 해결법은 자원의 낭비를 막고 폐기물양도 줄어들어 많은 에너지를 아낄 수 있을 것입니다. 건물의 공간이 빈약하다면 결국은 건물의 수명를 단축시키는 만들고 에너지 절약 또한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도시를 보다보면 도시계획이 생각보다 제 기능을 하고 있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계획을 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질을 올리기 위함이지만 종종 반대로 도시공간을 빈약하게 만들거나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도시에 계획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모든 부분을 고려한 계획이란 만들기 쉽지 않기 떄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수직행정, 파벌주의 게다가 과도한 상업주의 등이 도시계획을 저해시키는 것 같습니다.
산업폐기물의 섬에서 미래로 - 환경과 건축
현대사회는 풍요로운 생활을 대가로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린지 잘 모를겁니다. 사실 관심이 없는 걸지도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의식을 바꾸어가지 않는다면 미래로의 유산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현재 환경파괴, 에너지 자원의 고갈, 온난화 현상 등 지구규모의 환경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근대의 가치관이 현대시대 속으로 침투하면서 환경에 대한 생각이 옅어진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초에 건축 자체가 자연 속에 인공적인 걸을 만드는 행위임만큼 그 자체로 환경파괴를 수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이러한 상활을 인식하는데 있어서 어떤 접근방식을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봐야합니다. 건축이라는 것은 형(形)을 반드시 실현시켜야하고 형을 실현시키기 위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근거를 구하는 방법으로 이콜러지(ecology)와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콜러지는 인간과 자연환경의 균형과 물질의 순환에서 인간도 유기체의 일원이라는 관점으로 생각되는 개념이고 서스테이너빌리티는 환경을 파과하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가능성에 대한 개념입니다.
현대의 이콜러지 건축으로는 하이테크 건축이 그 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노만 포스터의 코메르츠 은행, 홍콩 상하이 은행을 떠올려보면 될 거 같습니다. 플로어의 이용을 최대로 하면서 자연의 환경시스템을 실현시키고 내부의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파사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 등 빌딩 전체의 에너지소비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형을 규정하는 것은 형태적인 디자인이 아닌 실내환경유지와 에너지 소비효율 추구에 의해서 형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이콜러지라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향으로 계속해서 지어진다면 각 건물의 차이가 없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스테이너빌리티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자연을 끌어들인다'로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약간의 컨셉을 가지고 건물의 배치, 자연채광, 통풍 등을 고려해 건물과 자연을 일체화 시키는 방법입니다. 또는 자연 그 자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다다오는 낮에만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미술관을 계획하게 되는데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을 통해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그림을 그릴 때 작가의 상황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라는 설명과 함께 천창을 통해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만들고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폐관이 되는 '일몰폐관'이라는 건물을 설계합니다.(실제로 전시관에는 조명이 없다) 또 채굴장을 이용해 전시, 음악, 패션 등을 선보일 수 있는지하공간을 계획하기도 하였습니다.(계획에서 끝난 프로젝트이다)
건축에서 환경문제에 대해 제일 좋은 방법은 아무것도 짓지 않는 것이지만 그건 너무 극단적인 방향이고 차선책으로 환경을 생각할 때 자연환경뿐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대해서 각각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고민해보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