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는 프로젝트(여행)/건축 답사

'송은 아트 스페이스'를 다녀오고

 이번에 소개할 곳은 '송은 아트 스페이스'이다.

 이 건축물은 '헤르조그 & 드 뫼롱'과 정림건축이 설계했다. 송은문화재단의 신사옥이기도 하지만 전시관, 미술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이라고도 불리고, 송은아트센터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저층은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전시공간으로서 활용되게 하며 그 위로는 기업의 사옥으로 사용되는 구성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건물의 정면에서 출입을 하지 않는다. 건물의 정면은 입구뿐 아니라 상부에 두 개의 창을 두고 개방된 면이 없이 모두 솔리드 하게 닫혀있다. 그래서 도산 대로에서의 송은은 건물보다 오히려 거대한 오브제로서의 느낌을 주게 된다.

 

 

 측면으로 들어오게 되면 외부에 조경이 조성돼있는 동시에 박스로 된 스크린에서 송은과 전시를 소개하고 있었다.

측면으로 들어올 때 스크린을 정면으로 먼저 마주하게 해서 소개를 하고 다시 좌측으로 꺾어 들어가는 동선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서 스크린의 위치와 비율이 좀 색다르게 느낀 점은 기존 건물에 맞춰서 스크린을 놓은 것보단 기존 송은이라는 책에 송은을 소개하는 책갈피를 살짝 끼워준 느낌을 받았다. 스크린의 끝 라인이 만약 건물의 끝 라인과 딱 맞게 떨어지고 안쪽으로 들어가 있었다면 과연 스크린의 색다른 느낌과 방문하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출입구를 들어가기전 후면의 조성된 공간은 계단이 창에 비춰 파도를 치며 좁아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출입구로 들어오게 되면 들어오기 전 보았던 외부의 공간들이 한눈에 들어오게 된다. 신기한 점은 이 시퀀스에는 기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기둥이 없이 창들로 둘러져 있어 공간이 연속적으로 이어져서 보이게 되는 점이었다. 그래서 공간은 실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외부로까지 연속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주고 있었다.

 과연 저 상부의 공간들을 지지하는 구조는 어떻게 풀었을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다.

 

 

 

 건물의 후면 외부에서 보았던 계단식 공간은 내부에서부터 이어졌던 연속적인 공간이었던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계단을 올라갈 때도 건물의 원형 계단을 올라가는 느낌보다는 광장의 넓은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부여받았다.

 

 

 

 계단은 송은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 원형 콘크리트 벽을 따라 올라가지게 되는데, 이 원형의 공간은 지하의 전시공간과 열어서 연결해 주는 역할도 있지만, 외부에서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차량의 램프의 상부를 실내에서 풀어낸 점이다. 램프의 상부를 낭비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보행 동선으로 풀어낸 점이다. 필수적인 기능적인 요소를 잘 풀어낸 공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솔리드 하면서 무거워 보일듯한 노출 콘크리트의 1층 공간을 지나오게 되면, 그와 상반되는 밝은 전시장이 나타나게 된다. 전시장의 외곽들은 닫아놓지 않고 창을 둠으로써 사람들은 전시를 보면서도 자연광을 받고, 외부를 보며 산책하는 듯한 느낌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상부로 연결되는 계단 또한 위에서 자연광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여 조명보다 더욱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코어 옆으로는 난간 너머로 건물창이 보였다. 이 창은 송은을 들어오기 전 보았던 상부의 두 창 중 아래쪽 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층마다 구분시켜서 창을 두지 않고 두 층을 하나의 긴 창으로 두고, 두 개 층 사이의 열린 공간을 만들어져 자연광이 더욱 깊이 있게 떨어지도록 유도한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코어 부분의 설비 부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깔끔하게 마감한 것과 엘리베이터도 일반적인 금속으로 노출시키지 않고 흰색으로 통일 시켜준 부분이 정교하면서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계단 또한 바닥과 계단은 노출 콘크리트와 측벽과 난간은 흰색으로 이 역시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반적인 직통계단의 딱딱한 모습과는 다른 느낌을 부여받았다.

 

 

 

 지하로 내려오게 되면 중심부의 원형에서 내려다보았던 공간이 나타나게 된다. 위에서 내려올 때는 느끼지 못했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자연광이 내려오지는 않지만 1층의 측면으로 열려있던 창을 통해 들어오고 있던 빛이 간접적으로 들어와 오히려 은은한 빛이 더욱 색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또한 차량의 램프 부분과 구조적인 부분 때문인지 원형의 둘래가 조금 틀어져서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점 때문에 완전한 원형이나 타원형의 모습이 아닌, 마치 물방울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완벽한 원이 아니어서 오히려 더 매력이 있게 느껴졌다.

 

 

 

 지하의 전시장에는 전시물을 크거나 다양하게 놓지 않는 것이 이 전시장의 묘미로 보인다. 바닥으로 쓰러져있는 사람 또한 이번 전시물이었는데, 전시장 크기와 대비해 전시물에 이목이 끌리게 되었던 점이 있었다.

 또한 이 공간은 마치 판테온과 같은 원형의 대공간에 천장에서 빛이 은은하게 내려와 떨어지는 느낌을 부여받기도 했다.

 

 

 

 지하 2층으로는 주차장이 있었다. 지상에서 건물 정면에서 들어갈 수 있었던 유일한 입구로는 차량의 램프가 내려가는 차량 출입구가 있었다.

 이 램프를 통해 지하로 내려오게 되는데, 벽면과 천장은 콘크리트를 매끈하게 마감해 바닥에서의 조명 빛이 은은하게 반사 되는 모습을 보였다. 천장에서 빛이 비치지 않았음에도 바닥의 빛으로 천장까지 밝게 만드는 점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인상 깊었다. 또한 일반적인 램프와 주차장의 바닥 재료가 아닌 타일로 구성했던 점 또한 색다른 마감재로 느껴졌다.

 

 

 

건축물의 외장재도 색달랐다. 노출 콘크리트로 외장 마감을 했음에도 외부에서 건물을 보면 노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느낌을 받지 않게 된다. 송판 거푸집을 사용하여 나무의 질감으로 느껴지도록 시공한 것이다.

저층부의 전시장뿐만 아니라 상부의 업무공간들도 보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상부로 갈수록 줄어드는 업무공간과 후면으로 열려있는 개방감이 색다른 느낌을 부여할 것 같아 궁금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가야 했다.

업무공간과 전시공간이 함께하는 복합적인 건물임에도 공간을 정말 잘 풀어낸 건물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대지의 입지가 법규적인 부분도 문제로 많은 고려를 했을 것으로도 예상이 되었다. 하지만 도리어 그것을 송은만의 특색으로 풀어내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업무공간처럼 너무 단조롭지도, 전시공간과 같은 문화공간이 있어 많은 특색을 내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저 기능적인 공간을 목적에 맞게 효과적으로 풀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진중하게 상징적인 공간이 송은아트스페이스의 매력으로 느껴졌다. 그러한 디자인을 잘 보여주는 게 헤르조그 & 드 뫼롱의 특색이라고도 생각한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