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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프로젝트(독서)

등장하는 건축가들-정림건축문화재단(1부)

등장하는 건축가들 표지

 

서문

 우리는 훌륭한 건축가들을 많이 알고 있고 그들의 건축적 언어와 작품들에 몰입하고 감명받는다.하지만 시장에 노출되는 훌륭한 건축과 그것들을 생산하는 소위 스타 건축가가 되는 길은 정말로 한정적이고, 그들은 결코 훌륭한 디자인 감각 하나만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 고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는 훌륭한 화가이자 천재적인 작품을 생산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그의 작품은 그가 죽기전까지 아무런 상품성을 가지지 못한다. 고흐의 동생 테오의 아내 요한나 반고흐의 브랜딩에 의해 고흐의 작품들은 결국 미술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치를 가지게 된다.

요한나 반고흐

 

본 책의 서문에 나오는 이야기를 먼저 인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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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의 색깔이나 지향성이 뚜렸해고 저마다 특화된 무기가 하나씩 있었다. 미술전시 참여, 공공예술작업, 파라메트릭 디자인, 작은것에 대한 관심, 동네건축, 일상의 가치, 도면의 디테일, 철저한 서비스 정신 등이 그들이 추구하고 내세웠던 특기와 지향점들이었다. 지금은 모두 건축계 보편의 영역이 되었다.”

 

 이처럼 건축가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장벽이 이미 너무나 높아져 있고 개개인의 개성을 드러낼수 있는 브랜딩 에도 어려움이 충분히 예상된다. 건축인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사무소를 시작하는 것을 한때 꿈꿨을 것이고, 계속 꿈꾸는 중일 것이다. 그 중에 한사람으로서  자립하기 시작하는 신진 건축가들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브랜딩을 어떻게 하며, 사무소를 꾸려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형 사무소는 태생적으로 캐시플로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하기 때문에 이런실험으로 누적되는 위험을 감수하려면 상당한 희생과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형 사무소는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고 한다. 

 신진건축가들의 개인사무실의 브랜딩 구축 그리고 그들의 실험적인 태도와 도전을 옅볼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부터 책에 나온 신진 건축가 열 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소개

등장하는 건축가들은 신진 건축가를 초대하여 현장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20188월부터 11월 사이 10회에 걸쳐 진행된 시리즈 포럼 <두 번째 탐색> 을 기초로 하고 있다.

선정된 10개의 신진 건축사무소들의 이야기들이 인터뷰 포멧으로 책에 서술되어 있다. 건축가의 선정기준은 특별히 없다고 한다. 올해의 인물 같은 특별 이벤트도 아니고, 우리 주변에 있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아직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한 건축가들을 초대해서 그들의 작업을 함께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자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초대받은 건축가들 대부분은 사무소를 시작한지 만 5년이 채 안된 사람이 많고 지은 건물도 아직 충분히 실현해 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제 막 등장하기 시작한 건축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시작하는 이야기들

기본적인 포멧이 인터뷰 이기때문에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적인 내용은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결국에 같은 업을 종사하고 있고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이기에 공통적인 주제들을 추출할 수 있었다.

 

내가 추출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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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축에서의 특기나 지향점, 개인적 건축미학에 대한 생각 (빨강)

2.     시대와 시기에 따라 처해진 상황과 어려움, 생각 (파랑)

3.     개소함에 있어 마음가짐과 문제점들 (초록)

4.     행정적인 부분들에 대한 생각, 시스템에 대한 생각 (보라)

 

 이제부터는 책에서 언급된 위의 이야기들 다소 불친절하게 나열하려고 한다.

 인터뷰이기 때문에 화자가 계속 바뀌어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그것들을 억지로 연결하다 보면 독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절대로 귀찮아서가 아니다 ㅎㅎ…)

 또한 같은 사무소에서도 둘 이상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Ex) 오헤제 건축(최재필, 이해든).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를 따로 이름을 언급해 나누지 않고 하나로 나열하도록 하겠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사람은 직접 책을 읽어보기로 하자~

 

김효영 건축사사무소(김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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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형식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측면에는 늘 관심이 있다.

 

-일상적인 것의 관계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관계의 낯섦‘을 만들어낸다. 건축으로는 낯선 무언가를 만들고 지속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더 과장하려고 노력한다, 대비와 과장을 통해서 강조해야 건축가로서 실현하고자 한 의도가 겨우 드러난다.

 

-주류미학- 정돈된 장면을 흩트려 놓고 싶은 욕망이다, 그냥 미끈하게 흘러가는 것을 경계한다.

 

 

스키마(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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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체득된 스케일에 대한 감각이 작은 프로젝트를 할 때도 발휘되어서 다른 사람의 작업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나는 공간이 작동하는 방식에 더 관심이 있다. 공간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선 적정한 바닥 깊이가 필요하고 그것은 곧 스케일의 문제다.

 

-공간을 이론적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내겐 어색하다. 그것은 건축가의 의도대로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작업의 방향성이 다른것 같다. ’기능하는‘ 공간에 더 관심이 있다.

 

이와임(이도은, 임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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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논리적인 사고를 잘 못하는 편이다, 단어로 말하는 걸 썩 좋아하지도 않는다. 단순히 관계, 일상 같은 단어로 설명 안되는 것이 현실에 너무 많다. 단어자체는 건축가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작업안으로 가지고 오는가에 따라 결과물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오헤제건축 (최재필, 이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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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필요한 건축은 무엇일지 상상한다. 그런 점에서 산보는 우리 작업의 중요한 일부다.

사용자의 생활감이 묻어나는 디자인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건축사사무소 오드투에이(이희원, 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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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개념적인 아이디어나 전반적인 디자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디테일을 얼마만큼 고민하고 해결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현장 친화적인 도면을 그리려고 한다.

 

-새로 시작하는 설계사무소에 보고 배우면 앞으로 내 사무소를 열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코어건축사사무소(유종수, 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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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적어도 10년 정도는 좋은 사무소에서 경험을 쌓아야 건축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왜냐하면 건물을 만드는 일은 크건 작건 간에 일종의 패턴을 만드는 일이다.

 

-많은 건축가가 현상설계의 문제점으로 공정성을 지적한다. 그래도 촤근에는 그런 점들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기나 지향점: 유형을 만든다는 걸 항상 생각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 틀 안에 갇힐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생계형 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생존에 관심이 있다.

생존은 건축가로서 살아남는것을 의미한다면, 생계는 그저 먹고사는 일을 뜻한다. 생존은 의미있는 작업을 이어 나가면서 건축가로서 살아남는 것이고, 생계는 그것과 관계없이 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활동이다.

 

-청중: 프로젝트 유형이 다양하고 매번 연구를 해야 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결국 특정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에 비해서는 매버 아마추어인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셈이다.

오히려 전문성이 없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고, 그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 그들이 생각 못 한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는것 같다.

모든 작업의 바탕에는 우리 건축의 큰 틀이 있다 그게 오히려 우리의 전문성이다.

 

 

아에아건축(윤성영, 김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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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그런 시대다, 아키데일리와 디진같은 웹진에 소개되는 건물을 봐도 한국인지, 스페인인지 모를 상황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지방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라는 자의식은 어디에서 생기나? 제주도 정도를 빼면 우리 지방의 특색이랄 것이 없다. 지역성이 중요한건 맞지만 상대적으로 건축문화 자체가 뿌리내리지 못한 상황이기에 젊은 건축가가 건축을 시작하기에 힘든 배경이라는데 다들 공감했다, 지역성을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건축사사무소 몰드프로젝트(홍영애, 정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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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무소의 운영방식과 다르게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실험 중이다.

 

-아직 우리만의 지향점이나 특징이 드러나지 않는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 대지에서 답을 찾고 주변 맥락속에서 건축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으로 남는 건축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손때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건축을 지향한다.

 

-우리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쁜 선례가 남는다

우리는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어쩌면 어느 정도의 대가만 받으면 그 이상의 결과물을 내는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다.

 

-원칙, 법칙이 없으니깐 혼란이 가중된다. 그저 비슷한 규모의 건무이라고 앞선 사례의 방식을 복사해서 붙여넣기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청중: 요즘 젊은 주무관들은 메뉴얼을 지키고 근거가 있으면 다 도와주려고 한다. 점점 좋아지도 있다.

우리는 민간 일을면서 건축주에게 공공적 가치를 설득하고, 공공 일을 하면서 개인 건축주 대하듯 진지한 태도로 세심한 가치까지 전달하기 위해 고민한다.

 

 

보편적인 건축사사무소(전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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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공간을 계획한 건축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 말이다.

 

-사무실에 소속되어 일하면서도 나만의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의식했던 것 같다.

눈앞에 닥친일을 쳐내기 위해 끌려가다 보면 어느순간 디자인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이 점점 무뎌지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 방식으로 설계 사무소를 운영하는 시대는 이미 끝에 다다랐다. 여러 전문 분야 사람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요즘 고민을 많이한다. 우리도 새로 배출되는 신인 건축가와 계속 경쟁해야 한다. 어떻게 그들과 차별화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정리가 잘 안됐다. 말한 것처럼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제일 수도 있다.

 

구보건축(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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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는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해서 야근과 박봉이 만연한 직종이다. 지속 가능한 업무환경을 조성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했고, 지금도 주요한 숙제중 하나다.

 

-임신/육아와 일의 병행, 현상설계, 작은 용역비의 일을 쫒아다니는 상황, 똑같은 환경 위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 작업을 되돌아봤다.

 

-항상 완벽하게 준비한 후에 자기 것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 10년이 걸렸다. 다들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이리저리 부딪혀 가면서 만들어 간다는 걸 알게 되니 겁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요즘은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제도상으로는 좋은 부분이 많다. 제도로 안되는 부분이 있는거다. 조직의 생리, 내부 구성원, 관행, 오랫동안 굳어져온 생각 탓이 더 큰것 같다.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합의된 가치관이나 문화때문에 유럽의 좋은 건물들이 탄생했다.

 

-건축제도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모두 나쁘다고 전제하고 있다 나쁜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뢰가 없다는게 정말 큰 문제다, 사람을 못 믿게 할만한 일들이 마구 일어났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안을 뽑아 놓아도 온갖 규제와 현장 목소리로 뒤섞여 버리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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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사고도 용납할 수 없다며 건축에서 누릴수 있는 풍요로움을 포기한다. 그래서 감옥을 만든다, 감옥을 만들면 안전률이 10이니깐.

너무나 많은 부실건물을 양산한 건축업계의 탓도 있다.

 

-건축덕후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걸 실제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용역을 따거나 아니면 펀딩을 받는 방법밖에는 없다.

 

 

 

보여주는 작업들

책의 중반부는 열개의 작업을 소개한다. 도면과 이미지가 상세하게 나와있으니 위의 인터뷰와 비교해보면서 그들의 말과 건축의 일치하는 부분들을 비교해보는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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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개의 작업들

1.     점촌 기와올린집- 김효영건축

2.     Dp9131 주택- 스키마

3.     메밀꽃필무렵- 이와임

4.     목천 세 집- 오헤제건축

5.     한강로망스- 오드투에이

6.     낙산상개- 코어건축

7.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코어건축

8.     진주 상가주택 g1931-6- 아에아

9.     불암골 행복발전소- 몰드프로젝트

10.  성내동 근린생활시설 세컨드앨리-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11.  궁정동 토지임대부 사회주택-구보건축

낙산상개-코어건축

 

 

 

 

세컨드엘리-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2부에 이어서  계속